엘본의 평균 신장은 약 180cm를 웃돌 정도로 굉장히 커다랗다, 이는 살아있는 대부분의 생명체에게 적대적인 대륙 밀림의 생태계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커다랗고 강력한 야생동물들에게서 살아남고, 식량을 조달하기 위한 생존 전략이었다. 이는 엘본의 생활 터전이 바뀌고 수렵민족에서 정주민족을 바뀐 후에도 유지되는 유전적 특성으로, 수 세대에 걸쳐 조금씩 평균 신장이 짧아지고 있으나, 여전히 대부분의 휴머노이드 종족 중에서도 압도적인 신장 길이를 가지고 있다. 또한 이는 뜨겁고 습한 기후를 가진 열대 밀림에서 몸속의 열을 더 쉽게 배출하기 위함이기도 하다.
커다란 신장 외에도, 이들의 귀는 짙은 삼림 속에서 사냥감의 소리를 쉽게 듣기 위해 커다랗게 발달되어 있다. 또한, 사냥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기 위해 상체 근육, 특히 등근육이 발달해 왔으며. 이러한 신체 구조로 인해 인간으로 대표되는 휴머노이드 종족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지구력이 떨어진다. 이들은 사냥과 전사의 신, 마슈란의 선택받은 자식들로써 수백년에 달하는 자연적 수명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위험한 사냥을 즐기고 문보다는 무를 중요시 여기는 승무문화로 인해 평균 수명은 100살 언저리 정도로 자연적 수명해 비해서는 짧다고 할 수 있다.
엘본들은 상당히 호전적인 전사 민족으로써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들 종족은 특유의 발달된 등근육을 이용한 활과 투창으로 자신의 몇배나 되는 동물을 사냥하기도 할 정도로 뛰어난 사냥꾼이며, 이들이 성인으로써 인정받기 위해 치르는 성인식 또한 흉폭한 동물을 사냥하고 그것을 갈무리 하여 장신구를 만드는 것일 정도로 이들 사회에서 사냥이라는 행위는 의식화 되어있다. 사냥은 이들이 가장 중요시 여기는 의식 중 하나이며, 사냥을 행함으로써 탈과 소통하고 하나가 된다고 믿는다.
사회
엘본의 사회 구조는 친족중심 사회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은 혈족이라는 혈연으로 연결된 하나의 집단 속에 소속되어 살아가며. 각 혈족은 서로의 혈연 관계가 밀접한 이들끼리 모여 마을이나 도시를 이루고 살아간다, 문명의 발전과 시대의 변화로 인해 큰 도시를 중심으로 외부인이 들어와 살고 있으며. 이러한 엘본 도시의 대표적인 특징은 타미칸이라고 불리우는 숲으로, 대부분 도시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으며, 그 숲을 소유하는 혈족 이외에는 출입이 금지되어 있다.
이는 엘본 혈족들의 주거지와 사냥 공간을 겸하는 곳으로, 숲의 경계를 따라 뼈 공예품이나 선돌로 이루어진 경계석이 일정 거리를 두고 위치하고 있으며. 숲 내부로는 혈족 구성원들의 주거지가 마련되어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엘본들에게도 외부에 문호를 개방해야 할 필요성이 생김으로써 이전보다는 타미칸 밖에서 살아가는 혈족 구성원들의 수가 많아졌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엘본들은 자신들의 타미칸 속에서 대부분의 일생을 보낸다. 타미칸은 혈족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연례의식과 결혼식, 장례식과 같은 중요한 행사를 치루는 아주 중요한 장소이며. 평소에 타미칸 밖에서 살던 혈족의 구성원들도 이때만은 돌아와 같이 기쁨과 슬픔을 나눈다.
그만큼 타미칸이 엘본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은 강력하며, 인간들이 자신의 고향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 처럼 이들도 자신의 타미칸에 대해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일례로, 엘본 사회에서 가장 큰 욕설은 그의 혈족의 타미칸을 욕보이는 것이다. 이는 역으로 그들이 자신들의 혈족 외에 엘본이라는 종족 전체나 국가에게 큰 소속감을 가지지는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만큼 엘본들은 개인주의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으며, 자신들의 개인적인 일을 물어보는 것을 굉장히 큰 무례로 여긴다.
엘본 사회에서, 창이 가지는 위치는 상당히 중요하다.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설화에 따르면 탈이 엘본의 가장 첫 새대에게 창을 만드는 법과 그것을 다루는 법을 가르쳐 주었고. 이들은 사냥을 통해 내면의 야성을 일깨우고, 그 부산물을 탈에게 바침으로써 그와 소통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만큼 이들 사회에서 창의 문화적 가치는 대단하며, 단순한 수렵 도구로써의 위치를 벗어나 혈족을 다스리는 우두머리의 권위의 상징이자 신과 소통하는 도구로써의 역할도 겸한다. 엘본들은 사냥과 사냥감, 그리고 죽고 죽이는 행위를 신성시하며, 사냥의 과정에서 들이는 노력과 노동의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엘본 혈족의 우두머리들은 매년 일정한 시기에 그들의 타미칸에서 창을 이용한 대규모 사냥 행사를 벌여 우두머리에 대한 존경심과 영향력을 다시금 확인하고, 갓 성년이 될 어린 엘본들의 창에 새로운 피를 묻힘으로써 성년식을 치루고 그들의 앞길을 축복하는 등, 이러한 점들은 똑같이 창을 애용하지만 단순한 도구로 사용하는 인간들과의 결정적인 차이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것들은 오히려 인간 사회에서의 검이나 도끼와 같은 용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엘본 가문의 문장에는 곧잘 창이 등장하고는 한다,
엘본 사회에서 창이 의미하는 것
고대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이러한 오랜 전통 덕분에 엘본의 창술은 굉장히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진을 이루어 적 기병 또는 방진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으로 2미터 이상의 긴 장창도 찾아보기 쉬운 인간 사회의 창과는 달리 엘본들은 길이 1.5미터 이하의 짧은 단창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며, 전투 상황에서도 방진을 이루어 싸우기보단 적을 유리한 위치로 끌어들여 백병전을 벌이는 것을 선호한다. 엘본들은 길이가 2미터를 넘는 길다란 장궁부터 애기살을 이용하는 짧은 단궁까지 다양한 종류의 활을 다룰 수 있도록 어릴 적부터 훈련 받으며, 적 보병대가 유효한 공격 사거리까지 도달하기 전에 한차례 화살을 쏟아붇고 후퇴하거나, 충분한 피해를 준 후 측면에서 기습하는 전략을 즐겨 사용한다.
엘본 특유의 갈고리형 쉴트가 달려있는 엘븐 스피어를 들고 있는 엘본 사냥꾼.
하지만 엘본들이 창과 같은 냉병기를 운용하는 것을 선호한다 해서 총포와 같은 화기를 사용하지 못 하는것은 아니다. 엘본들은 숲 속에서 야수를 사냥하는 것 만큼 소규모의 비행단을 이루어 자신들의 영공 내를 지나가는 부주의한 상단을 습격하는 것을 즐기는데, 이러한 환경에서는 활을 운용하는 것이 어렵기에 총포를 주로 사용하기도 한다. 엘본들은 언뜻 보기엔 야만적인 문화를 가진 집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엄청나게 발달된 문명을 가진 종족들이다, 엘본들이 가진 특유의 폐쇄성과 비밀주의 때문에 그것을 밖으로 내 보이지 않는것일 뿐 흐름 세공 기술이나 엘본 생체공학, 이들의 장기인 강철이나 구리에 흐름석을 연성하여 만들어내는 합금인 유철 등, 엘본들의 기술은 엘본 외 종족들이 그 혜택을 받기에는 너무나도 비싼 것 들이 대부분이지만 그럴 가치가 있다고 평가 받는다.
문화
엘본의 문화 수준과 건축 기술은 상당히 뛰어나다, 이는 당연한 것인데. 이들의 역사는 이 땅 위를 살아가는 거의 대부분의 종족보다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이들의 건축 양식은 다양한 방식이 혼합되어 지어지는 편인데, 이는 밀림에서 살아가던 수렵 민족의 특성과, 대이주 후 비옥한 토지에서 정주민족으로 살아가던 시절의 문화가 혼합되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따라서, 이들은 둥근 곡선이 강조된 구조물을 짓는데. 주로 3층에서 5층 사이의 다양한 용도를 가진 건물을 타미칸 속의 중심부에 건축하며, 그 주위의 숲을 기준으로 거미줄이 늘어지듯이 낮은 건물들을 세운다. 엘본들의 특유의 건축 양식은 이것으로, 건물을 듬성듬성 지음으로써, 그 사이에 자연적인 초목들이 자랄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또한, 흐름을 다루는 것에 능톡한 엘본답게 이들은 대부분의 도시 시스템을 자동화된 마술에 의존한다. 도시의 하수도 시스템은 일정한 양의 물을 감지하면 자동으로 여과와 배출이 되게 설계되어있으며, 밤이 되면 마법으로 훈련된 개똥벌레들이 밤거리는 밝히는 모습은 사람들이 엘본의 도시를 방문하게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엘본이 주로 살아가는 지형은 분지나 덥고 습한 삼림지대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건축 양식 또한 통풍을 중시하는 구조로 지어졌다, 엘본의 건물들은 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건물의 내부통로를 타고 시설을 관통하여 자연스럽게 환기와 내부온도를 잡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이를 위해 창문 또한 그 수도 많고 유리창 대신 격자무늬 창살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엘본의 건축양식에서 가장 독특하고 신비한 부분은 건물의 하중구조에 있는데, 엘본들은 그들의 건물을 지면으로부터 1~2미터 정도 떨어트려 땅에서 올라오는 더운 지열을 막는다. 더욱 신기한 점은, 이러한 하중을 감당하는 기둥이 4개에서 5개 정도로 그 무게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주로 한 곳에 모여사는 드워본이나 인간들과는 다르게 엘본들은 각 타미칸을 중심으로 넓게 퍼져 사는 경향이 있고, 도시의 수도 한정적이기 때문에 모든 엘본의 도시가 같은 건축 양식을 공유하지는 않으며, 큰 틀에서는 자연 환경을 해하지 않는 조화로움을 추구 하지만 각 타미칸의 자연부터 기후, 주변 환경에 따라 그 모습이 달라지곤 한다.
마법
엘본들은 또한 높은 마술 역량과 기반을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엘본들은 최소 3등급 이상의 적합자이며 인간이 사용하는 마술 또한 그 시초는 엘본이 사용하는 마술을 조잡하게 따라한 것일 정도이다. 하지만 아주 오랜 시간동안 엘본 사회에서 마술은 비주류의 영역이었다. 전술했듯이 엘본은 육체미를 중시하는 승무적 성향이 강한 종족이기에 마법은 엘본 사회의 주축에서 벗어난 소규모 혈족이나 계승 서열에서 밀려 재산을 상속받지 못하는 이들, 육체적으로 허약해 무기를 잘 다루지 못하는 이들이 주로 배우는 소위 중류층이 다루는 것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런 이들이 만든 마법사들의 단체가 있었으니, 그것이 바로 탈 샤라툴 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바로 그것이다. 탈 샤라툴은 인간의 언어로 일곱 마법사의 탑이라고 해석 할 수 있는데, 이것은 이들의 단체명이자 지명이기도 한 것으로 세계의 끝 산맥 북쪽의 비명지르는 절벽 끝자락에 길게 늘어선 일곱개의 돌탑에 거주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매년 가을즈음 열리는 엘본의 연례 행사인 대사냥회에 갈 수 없었던 마법사들이 대사냥회가 열리는 기간에 서로 모여 서로의 지식을 교환하고 안부를 묻기위해 모였던 것이 그 기원인 탈 샤라툴은 그 기원은 마법사들의 사교 모임으로 시작 했지만, 그 수가 점점 늘어나게 되며 지식을 전수하고 교육하며 새로운 마법사를 길러내는 교육 기관으로써의 역할을 하게 되었다.
체계적인 교육 기관으로써 자리매김한 탈 샤라툴 이었지만, 역사 시대 까지도 엘본 사회에서 마법사들의 위치는 높지 못했다, 엘본 사회의 가장 상위 계층은 카챠-히 라고 불리는 엘본의 주신인 탈과의 소통과 승천 의식을 담당하는 제사장 계급이었지만 대전쟁 당시 많은 수가 죽은데다가 마법을 사용해 전투에서 활약한 마법사들의 신분 상승으로 그 권력의 공백을 마법사 계층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그 결과, 역사시대 말부터 다섯 가문의 시대까지 탈 샤라툴은 마법사 계급의 대표자 역할을 하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마법사들의 정치적 발언권도 커지며 스스로를 탈의 서자들이라고 자조적으로 부르던 이들이 엘본 사회의 중심에 서게 되었다.
선천적으로 흐름을 볼 수 있는 엘본이기에 엘본이 마법을 가르치는 방식은 인간과 다르다, 여러가지 마법적 도구를 사용해야만 흐름을 볼 수 있어 마법식을 사용하는 마술을 중심적으로 배우는 인간과는 달리 엘본은 더욱 근본적인 마법, 인간의 기준으로는 동력 마법이나 원소 마법을 더욱 심도있게 배우며, 이런 기초 마술과 흐름을 볼 수 있는 능력을 이용해 마법식이나 스크롤을 사용하지 않고도 고등 마술을 사용하는 법을 배운다. 또한 도시나 건물, 기계, 비행선 등 마법을 이용하는 마법을 이용하는 장치의 흐름을 제어하거나, 신체에 흐름을 새김으로써 여러가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이들을 '흐름 세공사' 라고 부르는데, 이런 기술 또한 엘본이 가장 처음 만들어낸 것으로, 이곳에서 흐름 세공을 배운 이들이 다른 인간 사회로 퍼져나가 많은 기술적 발전을 이루어 내기도 하였다.
이론을 중요시하는 인간의 마법과는 다르게 엘본은 이론보다는 흐름을 수족처럼 다루는 방법을 더욱 중요하게 여긴다. 그것이 이론을 경원시 한다는 말은 아니지만 선천적으로 흐름을 볼 수 있고 흐름과 가까이 살아가는 엘본들은 인간들이 주로 사용하는 이론형 마법을 하찮게 여긴다. 인간은 마술과 흐름을 파헤치고 뛰어넘어야 할 것으로 보지만 엘본에게는 삶의 일부와 같기 때문이다. 마술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다양해진 지금에 와서는 큰 의미가 없지만 엘본의 마법은 예로부터 신체능력을 향상시키거나, 새로운 능력을 부여하고 변화하는 인간의 기준에서는 변화술을 중심으로 발달 해 왔다. 이는 승무적인 성향을 가진 엘본의 특성과 그들의 의식인 승천 의식을 모방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엘본 마법사들은 오랜 시간동안 기적이었던 승천 의식을 마술으로 재현 하고자 하였고, 이런 과정에서 변화술의 범주에 속하는 마법이 발달하였다, 이런 노력은 어느정도 결실을 맺어, 엘본 마술사들은 그들의 신체에 흐름을 문신으로 세공함으로써 승천이 가저다 주는 축복을 미약하게나마 흉내낼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신의 기적에 비하면 세공의 효과는 빈약하기 짝이 없지만, 승천을 행하기 위한 위험 부담을 지기 싫은 엘본 사회의 육체 노동자나 신세대를 중심으로 흐름을 몸에 문신하는 이들도 늘어나게 되었다.